"우리 아이 한쪽 고환이 만져지지 않아요"
잠복고환 음낭수종 등 선천성질환, 1세 이전 치료 권장
언젠가 신문에서 의사들이 자신의 전공에 따라 자기 아이가 태어났을 때 가장 먼저 보는 아이의 신체 부위가 각각 다르다는 기사를 읽으며 크게 그 내용에 크게 공감한 바가 있다. 특히 비뇨기과 의사는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음낭을 살피고 고환이 제대로 있는지를 습관적으로 살피게 된다. 나의 경우도 아들이 태어났을 때 마찬가지였다.
한 엄마가 5살짜리 남자 아이를 데리고 외래를 방문하였다. 엄마의 이야기는 소아과에서 소아 건강 진단을 하였는데 한쪽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고 비뇨기과를 가보라고 하여 내원한 것이다. 아이의 음낭을 살펴보니 왼쪽은 정상적으로 음낭 내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오른쪽 고환이 만져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른쪽 고환이 우측 아랫배 쪽에서 만져졌으며 그 크기는 왼쪽에 비하여 작게 느껴졌다.
이러한 현상은 대개 선천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고환이 정상적으로 음낭내로 내려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중간에 걸려 있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태어난 직후에도 그러한 현상이 있었을 텐데 부모가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그 아이의 엄마가 자기가 무지하여 발견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고환이 음낭에서 만져지지 않고 위쪽에 걸려 있는 현상을 잠복고환이라 한다. 이 질환은 비뇨기과에서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소아 남자의 선천성 기형이다. 치료방법은 내려오지 않은 고환을 음낭내로 내려주는 간단한 수술로 해결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교정시기이다. 일반적으로 1세 내에 수술을 시행하여 내려주어야 한다.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고환은 손상되며 크기도 작아지고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만다. 위 아이도 수술로써 잘 교정은 되었으나 발견시기가 늦어 고환의 크기가 작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나중에 성장을 지켜봐야 한다.
부모들이 남자아이들의 고추와 음낭은 쉽게 볼 수 있으나 고환이 음낭 내에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음낭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만져보지 않고서는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아이에 있어서 또 하나의 가장 흔한 질환으로 음낭 내에 물이 고이는 음낭수종이 있다. 이는 고환 주위가 커지기 때문에 발견이 쉬우나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전부터 잠복고환이나 음낭수종은 4~5세까지 기다려보면 좋아진다는 잘못된 생각이 오래 동안 내려왔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향은 잠복고환과 음낭수종 모두 1세 이전에 빨리 교정하는 것은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환을 정상적으로 보존시킬 수 있는 것이다.
부모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아이의 건강을 좀 더 지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한번쯤은 관심을 갖고 음낭을 만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
글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준철 교수